25일 만에 돌아온 달탐사선…대기권 재진입 신기술 적용

입력 2022-12-12 17:59   수정 2022-12-13 01:18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1호로 지구를 떠난 무인 우주선 ‘오리온’이 총거리 225만㎞의 달 궤도 비행을 마치고 현지시간 11일 오전 9시40분(한국시간 12일 새벽 2시40분) 멕시코 인근 태평양 해상에 착수(着水)했다. 1972년 12월 11일 인류의 마지막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였던 아폴로 17호의 우주비행사 유진 서넌과 해리슨 슈미트가 달에 착륙한 지 딱 50년 만이다.

지난달 16일 초대형 로켓 SLS에 실려 달로 향한 오리온은 총 25일 11시간 동안 비행했다. 달 표면 130㎞ 상공까지 근접했다. 비행사 탑승이 가능한 우주선으로는 지구에서 가장 먼 거리 비행인 43만2000㎞ 지점에 도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오리온은 이날 새로운 기술인 스킵(SKIP) 재진입으로 지구로 무사 귀환했다. 스킵은 우주선이 대기권에 진입했다가 다시 상승해 활공한 뒤 속도를 줄여 하강하는 방법이다. 수면에 돌을 던져 물수제비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기체가 받는 충격을 4G(표준 중력가속도의 4배)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기존 우주선들이 받는 충격의 절반 수준이다.

오리온은 착수 20분 전 지구 상공 121㎞에서 음속의 30배가 넘는 시속 3만9000㎞ 속도로 대기권에 들어왔다. 고도 60㎞까지 하강한 뒤 다시 90㎞ 상공으로 상승 후 재하강했다. 이 과정에서 대기와의 마찰 때문에 오리온의 표면 온도는 섭씨 2800도까지 올랐다. 철이 녹는 온도의 두 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새로 개발한 에폭시 수지 방열판은 마지막 순간까지 기체를 안전하게 보호했다.

고도 7㎞에 도달한 오리온은 11개의 낙하산을 순차적으로 펼치며 시속 32㎞까지 속도를 줄였다. 인근 해상에서 대기 중이던 미 해군 함정 USS 포틀랜드가 오리온을 성공적으로 수거했다.

이번 아르테미스 1호 비행에는 사람 크기의 마네킹이 오리온에 장착돼 우주방사선 등 각종 자료를 수집했다. NASA는 임무 진행 과정과 결과를 분석한 뒤 이를 토대로 2024년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아르테미스 2호를 발사, 달 궤도 유인 탐사를 진행한다. 2025년에는 아르테미스 3호를 발사해 우주비행사들을 달 표면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달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고 나아가 화성까지 향하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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