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고 있는 중국이 지역 간 이동 제한 수단인 휴대폰 이동경로 추적도 중단한다. 실제 감염자 급증에 따라 시민 불안감이 증폭하자 당국은 전문가를 동원한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은 스마트폰 앱 '행정카' 서비스를 13일부터 제공하지 않는다고 12일 발표했다. 2020년 3월 도입된 행정카는 휴대폰 위치추적으로 과거 7일 동안의 이동 경로를 보여주는 앱이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는 행정카 기록을 근거로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이 나온 지역 출신자의 진입을 차단해 왔다. 지역 간 물류의 흐름을 막는 수단으로도 활용돼 왔다.
행정카 앱 서비스를 중단하면 각 지방은 방문자가 어디를 거쳐 오는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진입을 차단할 수 있는 근거도 사라진다. 국무원은 최근 내놓은 방역 완화 조치를 통해 성·시 간 이동 제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데 이어 이동 경로 추적도 중지하면서 국내 이동의 자유를 높였다.
또 중국의 소셜미디어에서는 현재 '5+3(시설 5일, 자가 3일)'인 해외 입국자의 격리 기간을 점진적으로 단축해 내년 1월부터는 자가격리 3일로 완화할 것이란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미 실제 대부분 현장에선 3일의 자가격리에 대해서도 감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전날 신규 감염자는 8561명으로 14일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이는 검사량 감소와 확진 통보 지연에 따른 결과로, 실제 감염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베이징응급센터의 주임 의사 천즈는 하루 구급 요청 전화가 평소 5000여 건에서 최근에는 3만여 건까지 치솟아 시의 구급 대응 역량을 훨씬 넘어섰다고 전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국 병원에서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는 외래 환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환자들이 약국에서 해열제를 구하지 못하자 병원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현상은 당국이 3년 가까이 고수한 '제로 코로나'를 갑자기 풀자 중국인의 불안감과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국의 단속과 엄포에도 해열제, 자가진단 키트 등의 사재기가 이어져 곳곳에서 품절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방역 전문가를 동원해 불안 잠재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최고 방역전문가로 통하는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의 사망률은 독감과 비슷한 0.1% 수준이며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7∼10일 이내에 회복된다"고 강조했다. 장원훙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감염내과 주임은 "감염자 수가 한 달 내에 최고점에 이른 뒤 3∼6개월 이내에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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