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길냥이 위해 따뜻한 물그릇 제공한다

입력 2022-12-13 09:11   수정 2022-12-13 09:14


서초구가 추운 겨울날 물을 찾기 어려운 길고양이들을 위해 ‘길고양이 보온물그릇 제작·배포 사업’을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서초구는 겨울철 한파에 취약한 길고양이들이 따뜻한 물을 마실 수 있는 보온 물그릇을 길고양이 급식소와 겨울집에 배포했다.

길고양이들은 사람이 남긴 음식물을 먹다보니 많은 염분을 섭취해 충분한 물 공급이 중요하다. 체내 수분이 부족할 경우 과다한 염분으로 신장이 쉽게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길고양이들은 영하날씨의 매서운 추위엔 급식소에 물이 놓여 있어도 꽁꽁 얼어 마시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서초구는 지난 10일, ‘캣맘·캣대디’ 등 자원봉사자 50명들과 함께 서초구청 9층 교육장에서 얼지 않고 따뜻한 물을 오래 보관하는 외기차단용 박스와 보온물그릇’을 조립·제작했다. 바깥의 찬바람이나 눈·비를 막는 외기차단용 박스 안에 보온물그릇을 놓는 형태다.

외기차단용 박스는 가로 41㎝×세로 21㎝×높이 32㎝ 크기의 검정색 폴리베니아PP소재 재료
를 시중에서 구입해 조립해 만들었다. 모서리는 검정 테이프로 마감했다. 박스 내에 놓는 보온물그릇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스티로폼 단열재가 내장된 케이스다. 케이스와 물그릇 사이에는 핫 팩을 넣어 얼지 않는 물을 오랫동안 유지되도록 했다.

서초구는 길고양이 겨울 보온물그릇 용기 외부에 관리번호가 적힌 안내문을 부착해 관리토록 했다. 임의로 이동되거나 훼손되는 사례가 없도록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다. 이에 자원봉사자들은 한파가 있을시 각자 맡은 보온물그릇 용기에 핫 팩을 주기적으로 교환하거나 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보온물그릇은 향후 혹한기 겨울이 지나면 혹서기에는 아이스팩을 넣어 보냉 물그릇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서초구는 지난 2018년 길고양이 겨울집 마련 사업을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작했다. 현재 겨울집 200개와 급식소 36개를 운영하고 있다.

서초캣맘협회에서는 담요 50개와 반려동물 사료 기업인 ‘두나펫’에서 고양이사료 50포(총100kg)를 후원하는 등 겨울철 길고양이 보호를 위한 따뜻한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이와 함께 서초구는 내년 봄이 되기 전이라도 영상 기온을 회복하게 되면 중성화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서초구는 올해 60명의 길고양이 중성화 자원봉사자를 운영하며 길고양이 중성화사업에 있어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서울시 자치구 최상위권 실적을 내왔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혹독한 추위를 견디는 길고양이들이 안전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며 “앞으로도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고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동물친화도시 서초’를 만들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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