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1일부터 경찰관 채용시험에서 여성 응시생도 '무릎 대고 자세'가 아닌 '정자세'로 팔굽혀펴기를 하도록 바뀐다. 성별 차이를 둔 기존 방식을 두고 불공정 논란에 더해 '여성 경찰관 불신' 논란까지 일자 이같이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그간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는 경찰 체력검정에서만 실시해왔다. 여군 응시자들은 남성과 여성 모두 정자세로 팔굽혀펴기를 해야 한다.
달라지는 경찰관 채용 시험과 관련해 한진이 경찰청 인재정책계장은 지난 12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경찰관 채용 제도는 상시 개선을 추진 중인데 지금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체력시험 중에서 여성 응시생이 팔굽혀펴기 측정 자세를 기존의 무릎 대고에서 정자세로 변경하는 것"이라며 "사실 오랫동안 논란의 주제가 돼 왔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 계장은 "여성 응시생의 체력적 팔굽혀펴기를 무릎을 대고 측정하는 것에 대해서 남녀 형평성 논란이 있었고, 여성 경찰관의 현장 대응력 논란에 대한 주제로도 많이 등장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응시자 감소가 우려된다'는 질문에 한 계장은 "일부에서 그런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팔굽혀펴기 자세 변경 같은 경우에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었고 정자세 변경과 함께 여성의 특정 기준 또한 합리적으로 됐다"며 "특정 성별의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공정한 채용 제도 운용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팔굽혀펴기 자세 변경과 체력시험 측정 기준 상향은 내년 7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남녀 동일 기준을 적용한 순환식 체력검사는 단계적으로 도입돼 내년 1월부터 경찰행정학과 경채, 간부 후보생 선발 시험, 경찰대학 신입생 선발 시험 세 가지 분야에서 우선 시행된다. 전면 시행 예정 연도는 2026년이다.
앞서 경찰 심의·의결 기구인 국가경찰위원회(경찰위)는 지난달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팔굽혀펴기 방식을 정자세로 통일하는 내용의 '경찰공무원 체력관리 규칙' 개정안을 의결했다. 다만 성별 근력 차이를 감안해 여성의 점수 기준을 남성의 50% 수준으로 조정된다.
한편, 2014년 방송된 군대 버라이어티 MBC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에서 한 방송인이 팔굽혀펴기를 하던 중 "무릎 꿇고 하겠다. 여자는 이렇게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진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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