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64.7%로, 2019년 3월(57.1%) 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달 전국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76.7%)보다 크게 저조한 수치다.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는 대구(70.3%), 집값 하락폭이 갈수록 커지는 인천(69.7%)보다 낮은 수준이다.
세종은 지속적으로 나오는 신규 입주 물량이 집값 하락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작년 7668가구, 올해 2284가구가 입주했고 2013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10년간 9만5000여 가구의 신축 아파트가 쏟아졌다. 이는 연평균 9500가구 수준이 신규 공급됐다는 뜻으로, 세종의 인구수를 고려한 적정수요 1913가구를 크게 웃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세종 아파트값 주간변동률은 -1.02%로, 전주(-0.77%)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낙폭이 워낙 크다 보니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은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세종 아름동 범지기마을7단지 호반베르디움에코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감정가(6억원)의 75.2%인 4억5000여만원에 낙찰됐다. 인근 중개업소에 나온 동일 평형의 매도 호가는 4억6500만~7억1000만원 수준이다. 최저가 매물이 감정가보다 1억3500만원 싼 셈이다.
지난달 매각된 조치원읍 신안리 e편한세상세종 전용 152㎡는 감정가(5억6600만원)의 62.2%인 3억5000여만원에 매각됐다.
세종의 업무·상업시설 낙찰가율도 평균 50%대에 머무는 등 ‘반값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세종 보람동 위너스타워3층 143㎡짜리 상가는 감정가(8억7600만원)의 52.7%인 4억6000여만원에 팔렸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세종은 아파트와 상가 모두 투자 수요가 빠져나갔다”며 “실수요자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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