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계절근로자 대폭 늘린다…내년 상반기 2만6788명 배정

입력 2022-12-14 10:05   수정 2022-12-14 10:09


정부가 내년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상반기에만 사상 최다인 2만6788명을 투입한다. 여전히 인력난이 심한 농어촌에 힘을 보태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지난 8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 배정심사 협의회’를 열어 내년 상반기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규모를 이 같이 확정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식품부,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 과장급 인사로 구성된 협의회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농·어가와 법인들로부터 채용하고자 하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 인원을 신청받아 배정 인원을 심사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배정인원은 올해 상반기(1만2330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외국인 인력을 배정받는 지자체 수도 올해 114곳에서 내년 상반기 124곳으로 늘어난다. 코로나19로 외국인 입국이 제한됐던 지난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 규모는 1850명(48곳 지자체)에 불과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배치할 수 있는 일터도 늘어난다. 정부는 내년부터는 굴 선별·세척·까기·포장 분야에서도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해조류 양식장의 경우엔 앞으로는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지역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둘 수 있게 된다. 업무협약(MOU)을 통해 국내로 들어올 수 있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나이 제한도 완화된다. 현재 만 30세 이상 55세 이하인 요건이 만 25세 이상 50세 이하로 바뀐다.

정부가 올해 5개 지자체에 도입한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 대상지역도 내년에는 9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공공형 계절근로 사업은 지자체가 선정한 농협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해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단기간 배치하는 방식이다. 현재 전북 무주·임실·진안군, 충남 아산시·부여군이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근로자가 무단 이탈한 국가는 불이익을 받는다. 배정한 계절근로자의 20%가 일터를 이탈한 외국 지자체는 국내 모든 지자체에 1년 동안 근로자를 보낼 수 없다. 이탈율이 50% 이상일 경우엔 해당 국가의 모든 지자체가 1년간 근로자를 못 보낸다. 이탈율이 70% 이상이면 3년 간 이 같은 제재를 받는다.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늘리면서도 불법체류는 철저히 적발할 방침이다. 이날 법무부는 지난 10월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경찰청·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해양경찰청 등과 합동단속을 벌여 불법체류 외국인 3865명, 불법 고용주 466명, 불법취업 알선자 17명 등 총 4348명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적발된 불법체류 외국인 중 3074명은 강제퇴거명령, 207명은 출국명령, 170명은 범칙금 처분을 받았다.

같은 기간 자진출국 유도제도를 통해서도 불법체류 외국인 7378명이 한국을 떠났다. 자진출국 유도제도는 스스로 출국하겠다고 밝힌 불법 체류 외국인에게는 범칙금을 면제해주고 재입국 규제도 유예해주는 내용이 골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이민·출입국 정책은 일관성 있고 엄정한 체류질서가 확립돼야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불법체류를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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