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이태원 광장에 자체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
14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 대책 회의는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근처 이태원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하고 오후부터 시민 조문을 받기로 했다.
시민분향소에는 참사 희생자 158명 중 유족 동의를 얻은 희생자 70여명의 영정과 위패가 놓이며 유가족협의회에 참가하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은 나머지 희생자들은 꽃과 사진 등으로 영정과 위패를 대신한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 대책 회의는 "정부의 지침하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는 유가족의 의사는 확인하지 않은 채 영정도, 위패도 두지 않고 추모 시민을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사태 축소와 책임 회피 의도가 뻔히 보이는 '사고 사망자' 현수막을 걸어 유가족의 찢긴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고 밝혔다.
또 "많은 시민이 희생자를 향한 추모·애도의 마음, 유가족을 향한 위로의 마음으로 시민분향소를 찾아주길 부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유가족협의회는 앞서 10일 참사 43일 만에 서울 중구 콘퍼런스홀 달개비에서 창립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협의회엔 희생자 97명의 유가족 170명이 참여하고 있다.
유가족협의회는 △진실 규명을 위한 행정 역할 촉구 △정쟁을 배제한 철저한 국정조사와 성역 없는 수사 등 모든 수단을 통한 진실 규명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참사 유가족들을 위한 소통 공간 및 희생자 추모 공간 마련 △2차 가해에 대한 단호한 대처 등을 국회와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 대책 회의는 참사 49일째인 16일 오후 6시부터 이태원역 앞 도로에서 약 1만명이 참가하는 가운데 '10·29 이태원 참사 49일 시민추모제'를 열 예정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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