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셈법 복잡해진 여야

입력 2022-12-14 18:06   수정 2022-12-15 02:07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나흘째 멈춰서면서 여야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여야는 겉으론 각각 ‘보이콧’과 ‘단독 국조’를 내세우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특위 불참 카드를 꺼낸 국민의힘은 ‘보이콧 역풍’을, 단독 국조를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맹탕 국조’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여야 간사는 이날 국정조사 재개를 두고 물밑 접촉을 이어갔다. 국조특위는 지난 11일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반발해 여당 위원 7명 전원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멈춰선 상태다.

민주당은 그동안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에 국조 참여를 촉구했다. 불참하면 야 3당 단독으로 국조를 추진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14일부터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일단 16일까지 기다려본 뒤 여당이 불참하면 야당 단독으로라도 국조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단독으로 국조를 하기엔 야당의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한 국조특위 관계자는 “정부의 자료 제출이나 증인 출석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며 “희생자 유가족도 여야 합의 국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권 관계자는 “다음달 7일 국조 기간이 종료되는데 여당 없이 야당 단독으로는 국조 기간을 연장하기 껄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콧을 선언한 국민의힘 속내도 비슷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야 합의로 통과한 국조에 불참하는 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야당 단독으로 국조를 끌고 가는 것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예산안 처리 후 여야가 극적 타결을 이룰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조 특위가 공전하는 것에 대해 “예산안 처리 이후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는데 아직 처리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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