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용 신임 경기관광공사 사장(사진)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도를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로 DMZ를 적극 키워 경기도를 거쳐 가는 곳이 아니라 체류형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취임한 조 사장은 도 산하기관장으로는 이례적인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대기업 세 곳(금호아시아나, STX, 효성)에서 임원으로 일했다. 기업 경력 35년 대부분을 대외협력 및 홍보 부문에서 일했고, 홍보인 모임 한국PR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관광’과 밀접한 항공사에서 광고홍보 관련 업무를 두루 맡은 경력을 인정받아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를 무리 없이 통과했다. 조 사장은 “오랜 기업 생활 동안 갈고 닦은 네트워크를 (청문)위원들이 잘 봐주신 것 같다”며 “홍보인은 누구보다 회사 사정에 밝고, 해결책을 빨리 내놔야 하며 여론에 민감한 동시에 솔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은 2년간 비어 있었다. 최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 유동규 전 사장(전 성남시 도시개발본부장)이 2020년 말 사퇴했고, 후임 후보자도 연이어 낙마하던 와중에 지방선거가 치러졌기 때문이다. 조 사장에겐 직원 사기를 높이고, 코로나19로 침체한 도내 관광산업을 되살려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조 사장은 “지리적 특성 때문에 경기도에선 서울 시민은 물론 경기도민조차 1박을 하지 않는 ‘경유형 관광’이 이뤄지고 있다”며 “DMZ·판문점, 수원화성·남한산성, 가평 자라섬·남이섬 등 3개 축을 중심으로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군 간 테마별 연계 관광 프로그램 도입, 신규 숙박시설 유치, 자체 수익사업 강화 등의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직접 가본 도내 관광지 중 기억에 남는 곳으로는 DMZ 캠프그리브스(파주)와 한탄강 주상절리길(철원), 허브아일랜드(포천), 전곡항(화성) 등을 꼽았다. 그중 으뜸은 ‘서해안 낙조(落照)’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추진 중인 경기 남부 신국제공항 건설 사업엔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반도체 물류는 시초를 다툰다”며 “신공항이 산업 발전에도, 관광객 유치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1985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공채 1기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교수님 출신 회장’으로 불리던 고 박성용 회장 비서실에서 일했다. 조 사장은 박 회장과의 면접에서 감명받아 주경야독하는 회사생활을 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여러 외국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장은 2019년 효성그룹 퇴임 후 김동연 지사가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로 나섰을 당시 특보단에 합류했다. 그는 “승자독식 구조를 비판한 김 지사의 시대정신은 여전히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언론대학원·서울대 MBA 과정 등에서 공부했다. 김 지사의 덕수상고(현 덕수고) 1년 후배기도 하다.
수원=김대훈/윤상연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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