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이 산타 돌려보냈다"…잠시 설렜던 코스피 '털썩'

입력 2022-12-15 17:21   수정 2022-12-16 10:18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 본색’에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예상치를 밑돈 1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인해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이었지만 사실상 연말 증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종 금리 5% 이상”…코스피 흔들
15일 코스피지수는 1.60% 하락한 2360.97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539억원, 4429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Fed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낮추는 대신 최종 금리 수준을 더 높게 제시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전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는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4.25~4.5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FOMC 위원들이 제시한 금리 전망치를 나타내는 점도표를 통해 Fed는 내년 최종 금리 수준을 5.0~5.25%(중간값 예상치 5.1%)로 높였다. 그동안 시장 참가자들은 미 최종 기준금리가 5% 이내로 마감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Fed는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도 0.5%로, 지난 9월 전망치(1.2%)보다 0.7%포인트 낮췄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중국의 11월 소매판매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9% 감소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코스피지수는 낙폭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1.49% 하락하며 하루 만에 다시 ‘5만전자’로 내려왔다. SK하이닉스도 1.71% 떨어진 8만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8만원대를 위협받았다. 금리 인상과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등 악재가 겹친 카카오는 5.45% 급락했다. 네이버도 4.91% 하락했다.
◆“산타랠리는 없다”
이번 FOMC 결과가 ‘얼마나 매파적(통화 긴축)인지’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기준금리를 ‘더 오래 더 높이’ 올리겠다는 기조는 확인했지만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내년 2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경기 연착륙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FOMC 개최 이전 증시가 기대했던 본격적인 산타랠리는 실현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FOMC 이후 오히려 2년물,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하락 마감한 데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는 더 강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가 1.0~1.25%포인트로 크게 벌어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쓸려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고 약세장 진입을 예단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상 터널의 끝이 보일수록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강(强)달러가 약해지는 국면에선 미국보다 다른 국가 증시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더 성과가 좋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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