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장은 15일 열린 이민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성장 효과를 최대화하고 사회적 비용은 최소화하는 외국인 유치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국민에게 왜 이들을 데려와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이민자 유입과 통합을 뒷받침할 이민 행정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인구구조대응연구팀장도 “국내에 정주할 외국인을 얼마나 유치하느냐와 이들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어떻게 조성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그동안 값싼 노동력을 제공해오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갈수록 원하는 외국 인력을 선택해 데려오기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외국인이 한국에서 일하게 하려면 현재 정부가 국민 기준으로 제공하고 있는 교육·행정 서비스를 주민 기준으로 바꾸는 등 내국인과 외국인 간 차별을 없애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국내로 들어와 내국인의 근로 조건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를 들여오면 내국인의 임금 상승을 억제해 소득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며 “저숙련 근로자를 요청하는 기업이 일정 금액을 정부에 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진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은 “이민 정책은 중요한 경제 정책이기 때문에 이민자가 내국인 근로자와 일자리를 두고 충돌하는 문제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며 “경제 상황에 따라 주요 업종에서 근무할 외국인 수와 유형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호주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데이터에 바탕을 둔 이민 행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현재 행정체계로는 새로운 이민 정책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분석하고 유통하기 어렵다”며 “이민 정책 결정 과정과 행정 서비스 제공 방식은 모두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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