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직업교육을 살릴 기능 선진국을 추구해야 한다. 기능 강국과 기능 선진국은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다. 기능 선진국은 직업교육의 본질을 중시하지만 기능 강국은 엘리트 기능인을 육성해 메달 획득에 주력한다. 한국은 1966년 국제기능올림픽(WSI)에 가입한 이후 반세기 넘게 우수 기능 인재를 양성해 기능 강국 수성과 산업화의 동력인 기술 인재 육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한국이 기능 강국을 수성할 때 독일, 스위스 등 기능 강국들은 기능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메달이 목표인 성과주의의 기능 강국을 추구하기보다 능력 중심 사회의 표상인 기능 선진국 실현에 힘써야 한다.
둘째, WSI 한국위원회를 전문적 독립기구로 바꿔야 한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WSI 업무를 초보 순환 보직자에게 맡기는 것은 기능올림픽을 경시하는 행위다. 이번 오스트리아에서 이의 제기를 할 수 없어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는 선수의 울분 섞인 토로가 기능 한국의 실상을 보여준다. 한 통역 봉사자는 팀 리더의 소통 불능은 물론 분별 없는 행동과 도를 넘는 갑질이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고 하소연했다. WSI 이사국이 되지 못한 것도 전문가 부재가 원인이다.
셋째, 한국이 회원국의 종합순위를 임의로 산정 발표하는 것은 난센스다. WSI는 비교평가를 시작한 2005년부터 총 메달 점수로 종합순위를 매기고 있다. 그동안 한국도 WSI 발표를 인용해왔다. WSI는 총 메달 점수 외에 회원국의 직업교육 평가 및 홍보 등에 이용할 수 있는 세 개 비교지표와 비교지표의 정의도 함께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2015년 브라질대회에서 총 메달 점수 97점을 얻어 브라질(105점)에 이어 종합 2위를 했으나 두 개의 평균지표가 1위이고 금메달 수가 많음을 내세워 종합우승했다고 발표했다. 비판이 일자 ‘의도된 연구용역보고서’까지 작성했다. 기능올림픽에서 왜 한국이 회원국의 종합순위를 임의로 매기고 발표하는 것인지, 이는 비상식적 행위로 기능인의 자긍심을 짓밟는 일이며 기능 한국의 수치다. 성과주의를 없애야 기능 강국 수성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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