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진 공무원 마음건강센터 서울센터장(사진)은 16일 “각 부처 간부급이나 고위직의 갑질, 성희롱 예방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 있는 언행이나 일방적 지시에 고민하는 공무원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리 상담을 받으러 오는 공무원들의 불만 중 상사 폭언과 비인격적 대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여전히 후진적 조직문화가 남아 있는 정부 기관들이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공무원 마음건강센터는 2019년 기존 ‘정부청사 공무원 상담센터’를 확대·개편한 시설이다. 정신건강과 심리재해 예방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상담 인력이 상주하면서 공무원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마음 건강관리를 지원한다. 현재 서울 과천 영남 세종 대전 호남 등 6개 정부청사에서 운영 중이다. 상담 건수는 2019년 2만79건에서 2020년 2만3423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3만2279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 센터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과도한 업무 등이 겹치면서 심리적 불안을 겪는 공무원이 늘어난 것 같다”며 “예전엔 크게 문제 되지 않던 발언도 상대의 삶 자체를 피폐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간부들도 이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개인 상담이나 심리검사는 전화, 방문, 이메일, 문자로 신청할 수 있다. 대면이나 전화 등 원하는 상담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인천·강원 등 2개 지역에 공무원 마음건강센터를 추가 신설할 계획이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공무원들의 심리 재해는 국민에 대한 행정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체계적인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