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연료 ICBM은 연료 주입에 시간이 걸려 탐지되기 쉬운 액체형과 달리 기습 발사가 가능하고 추진력도 강하다. 이 때문에 ‘킬체인’ 등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어 북핵 위협의 ‘마지노선’으로까지 불린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엔 고체연료를 사용하지만 중·장거리엔 액체연료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것도 고체로 교체되면 김정은은 또 하나의 강력한 무력 카드를 손에 쥔다. 김정은은 지난해 1월 노동당대회에서 핵무기 소형화 촉진, 초대형 핵탄두·극초음속 미사일 생산, 수중 및 지상발사 고체형 ICBM 개발 등의 과제를 제시한 뒤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고 있다. 올 들어 30여 차례 도발도 이런 수순의 일환이다. 북한은 방향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벡터 기술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런 속도라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할 날이 머지않았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한·미 훈련 강화만으론 부족하다. 매번 중국과 러시아의 태클로 실효성을 잃은 유엔 제재 방식에만 매달릴 일도 아니다.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중국과 러시아에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한·미·일뿐만 아니라 대북 독자 제재에 나선 유럽연합(EU) 등 서방세계가 힘을 합해 보다 체계적으로 북·중·러에 맞서야 한다.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제재)’ 활용 등 북한 핵·미사일과 연계된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에 대한 제재 고삐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미가 합의한 ‘북한의 사이버 해킹을 통한 핵·미사일 자금줄 차단’을 위한 계획 수립 및 실행에도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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