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특기생 A씨는 지난 2년간 혼자 출전한 삼보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0개를 획득했다. A씨는 이 수상 실적을 토대로 2023학년도 용인대 체육우수자 특별전형에 합격했다.
용인대는 2020년부터 전국에서 유일하게 삼보 선수를 모집하고 있다. 입상실적 80%, 학생부 20%로 평가한다. 올해 용인대 무도대학 무도스포츠학과 삼보 전형에는 2명 모집에 총 12명이 지원했다.
러시아의 전통 무술로 알려진 삼보는 러시아어로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호신술’이라는 뜻이 있다. 메치기·굳히기·누르기·꺾기 등 격투 기술로 링 위에서 상대 선수와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다. 총 6분간의 경기 시간 동안 더 많은 득점을 얻은 선수가 승리한다.
A씨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인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과 전국선수권대회 72㎏대 체급에 출전했다. 스포츠 삼보와 컴뱃 삼보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모두 링 위에 오르지도 않고 얻어낸 금메달이었다. 올해도 금메달 6개를 추가했다. 한 대회에서는 고등부와 일반부 대회까지 출전해 스포츠와 컴뱃 삼보 종목에서 금메달 4개를 휩쓸었다. 모두 혼자 출전해 얻은 결과였다. A씨와 함께 용인대에 합격한 B씨도 고등학생 때 획득한 금메달 4개 중 2개가 단독 출전 경기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삼보 국가대표인 C씨 측이 용인대 체육대학 입시제도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C씨는 고등학교 3년 동안 국내 대회 남자부에서만 모두 다섯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균 경쟁률은 10.6 대 1로 쟁쟁한 순위권 다툼을 했던 경기였다. C씨는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해 최연소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C선수 측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에게 금메달을 주고 이 메달이 대학 입시에 반영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용인대와 대한삼보연맹 측은 규정대로 진행해 입학 전형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인대 입학관리실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에 얽힌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수상 실적만 반영하는 정량평가를 도입했다”며 “‘나홀로 출전해 금메달을 따낸 합격자’라는 문제가 발생할지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한삼보연맹 측은 “17일부터 대책 회의를 통해 수상 규정 보완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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