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미국 경제지표 부진을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11월 주요 경제지표는 그 악영향이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시사했다"며 "소비와 생산, 투자, 생산자물가 등 모든 지표는 중국 경기가 사실상 경착륙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경제 경착륙 리스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3대 지표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 실업률이다. 박 연구원은 "우선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9% 줄어 상하이 봉쇄 당시의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내수 부진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소비자심리지수의 경우 4월 상하이 봉쇄 당시 급락 이후 정체 상태를 보여주고 있어 중국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11월 광군제 행사가 있는 계절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소비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건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더해 사회불안, 부동산 침체 장기화 그리고 고용시장 악화 등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했다.
박 연구원은 "11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1.3%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하면서 중국 경제가 수요 부진에 따른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실업률의 경우 중국 11월 31개 대도시 실업률은 5.7%로 전월 5.5%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 5.6%를 웃돌았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17.9%(10월 기준)의 높은 실업률을 유지 중으로, 심각한 중국내 취업난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 4분기 GDP 성장률이 3%를 밑돌 수 있어, 올해 연간 GDP 성장률도 2% 후반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의 정책 전환이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연말연초 강한 경기 반등의 신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박 연구원은 "이달이나 내년 초 경제지표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은 2%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 완화 효과로 인한 실질적 중국 경기 개선은 내년 2분기께나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박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점진적인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 완화에 나설 것이지만 위드 코로나에 따른 긍정적 경제적 효과를 단기적으로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신규 코로나 확진자 수 폭증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코로나 확산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 코로나 암흑기를 일단 거쳐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더욱이 부동산 경기 회복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이는 유동성 공급과 더불어 추가 금리 인하 등 부양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빠른 부동산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기대감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실질적 경제 펀더멘탈 개선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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