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리버 집세 BMW 회장과 만나 모빌리티 사업 관련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전기차 전환이 빨라지는 추세에서 삼성과 BMW의 협력 범위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지난 17일 오전 인천 영종도에 있는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집세 회장 등 BMW 경영진과 만났다고 18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필립 파랑 BMW 수석 부사장, 한상윤 BMW코리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 회장과 BMW 경영진은 최신 전기차에 탑재되는 삼성SDI의 ‘P5’ 배터리를 포함 양사 간 협력을 강화하자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2009년 BMW와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13년간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 이 회장은 협력 초기 단계부터 BMW 경영진과 교류하며 신뢰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날 경영진 미팅 전 BMW 드라이빙 센터를 둘러보며 ‘P5’가 적용된 BMW 최신 전기 플래그십 세단 ‘뉴 i7’을 살펴봤다. P5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20% 높고 재료비는 20% 이상 절감했다. BMW는 주행거리 확대 등 차량 성능을 높이기 위해 뉴 i7 외에 iX, i4 등 최신 전기차에도 P5를 적용했다.
이 회장은 “BMW와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양사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집세 회장은 “전동화에 있어 삼성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라며 “우리 차량에 전례 없는 혁신을 가져오기 위해 파트너들의 기술적 잠재력을 계속 발굴하겠다”고 했다.
삼성SDI는 2019년 BMW와 자동차전지 공급을 위한 약 4조원 규모의 장기 업무협약을 맺었다. 시장 성장 및 BMW 차량 판매가 늘어나는 데 따라 양사 간 공급 규모는 초기 계약 때보다 3배 이상 확대됐다. 삼성SDI는 BMW에 공급할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최근 헝가리 2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자율주행차 및 전기차 관련 부품 사업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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