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명승부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웃은 것은 아르헨티나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PSG)였다.
아르헨티나는 19일 카타르 루사일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카타르월드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를 거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지난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월드컵에서 3회 우승을 차지한 팀은 브라질(5회), 이탈리아, 독일(이상 4회) 등 3팀이 전부다.
지난 1958년, 1962년 브라질 이후 최초로 2연속 우승에 도전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는 해트트릭을 달성한 킬리안 음바페(24·PSG)를 앞세웠지만 승부차기에서 잇단 실축으로 눈물을 흘렸다.
후반 30분까지는 아르헨티나와 메시가 웃는 듯했다. 전반부터 아르헨티나는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21분 앙헬 디마리아가 우스만 뎀벨레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메시가 이를 성공시키면서 선제골을 따냈다. 여기에 디마리아가 추가골을 더하면서 2대0으로 전반을 끝냈다. 프랑스는 전반 내내 슈팅 한번 때리지 못하는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에도 프랑스의 움직임은 무거웠다. 하지만 이때 킬리언 음바페가 움직였다. 후반 35분 니콜라스 오타멘디(34·벤피카)에게 파울을 당해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음바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슈팅을 성공해 첫 득점을 올렸다.
음바페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기세를 높인 음바페는 1분 만에 하프 발리 슈팅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순식간에 프랑스의 기사가 살아났고 아르헨티나는 찬물을 맞은 듯 가라앉았다.
연장에서도 승부는 결정되지 못했다. 연장 후반 메시가 천금같은 골을 터트리며 우승을 가져오는 듯 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이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연장 후반 13분 아르헨티나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음바페가 잡아내면서 다시 한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는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메시와 함께 우승컵을 따내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친 아르헨티나의 집중력이 한 수 위였다. 프랑스의 킹슬리 코망, 오렐리앙 추아메니가 실축한 가운데 아르헨티나는 1번 키커 메시부터 파울로 디발라, 파레데스, 곤살로 몬티엘이 모두 득점에 성공, 우승을 차지했다.
소속팀에서는 모든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메시는 마침내 커리어에 ‘월드컵 우승’ 경력을 더 하며 완벽한 'GOAT(Greatest Of All Times·역대 최고의 선수)' 대관식을 치렀다. 메시는 팀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몸을 던져 경기를 풀어내는 중심에 섰다.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동료들은 그의 라스트 댄스를 온몸으로 지원했다.
득점왕은 음바페의 차지였다. 지난 1966년 잉글랜드의 제프 허스트 이후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음바페는 대회 8호골을 신고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더불어 월드컵 통산 12골로 펠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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