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대표 서비스인 ‘네이버 검색’이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정답을 찾는 검색이 아니라 관심사를 발견하고 정보를 탐색하는 게 핵심이다. 네이버도 이런 추세에 발맞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맞춤형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는 모습이다.
○2000년 세계 최초로 통합 검색 내놔
네이버가 처음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 1990년대 후반은 야후, 라이코스, 프리챌, 네띠앙, 드림위즈 등 다양한 검색 포털이 경쟁하던 시기다. 야후의 점유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은 한메일과 카페를 기반으로 이용자를 빠르게 늘려갔다.당시 검색 포털의 주요 기능은 ‘웹사이트 찾기’였다. 2000년을 전후로 초고속 인터넷망이 대부분 가정에 보급됐지만, 인터넷 공간을 채울 웹사이트나 문서는 턱없이 부족했다. 1999년 중순까지 한글 도메인은 5만여 개에 불과해 사용자들이 필요한 한국어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네이버는 사용자가 찾는 게 웹사이트가 아니라 정보라는 점에 착안해 2000년 8월 사전, 뉴스, 웹 문서, 사이트 등 다양한 정보를 분류해 보여주는 ‘통합 검색’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네이버는 부족한 한국어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기 위해 2000년 두산과 제휴를 맺고 두산세계대백과사전을 네이버 지식백과 서비스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식인(2002년), 블로그·카페(2003년) 등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서비스를 활성화하며 자체적으로 한국어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에도 주력했다. 특히 2002년 선보인 지식iN은 일반 사용자를 콘텐츠 생산 주체로 참여시켜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했다. 네이버가 국내 1위 검색 엔진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한 일등 공신으로 손꼽힌다.
2003년부터는 특정 키워드에 대한 사용자 관심사를 분석해 다수의 사용자가 가장 많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모아 제공하는 ‘콘텐츠 검색’을 내놨다. 이 서비스는 2020년 ‘지식베이스’로 진화해 방송, 웹툰, 인물정보, 경제지표, 질병 등 사용자가 자주 검색하는 키워드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I 기술로 진화하는 검색 서비스
네이버 검색은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한 단계 발전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검색 서비스 곳곳에 적용했다. 사용자가 오타를 입력하거나 맞춤법을 잘못 입력할 경우 하이퍼클로바가 올바른 단어로 바꿔 검색해주거나 적절한 검색어를 추천해준다. 또 AI 기반 상품 추천시스템 ‘에이아이템즈(AiTems)’와 장소 추천시스템 ‘에어스페이스(AirSpace)’, 콘텐츠 추천시스템 ‘에어스(AiRS)’ 등을 통해 개인화된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네이버는 지난해 AI 기술을 집약한 초개인화 검색 서비스 ‘에어서치’를 내놨다. 네이버 검색 트래픽 중 확실한 답을 찾는 수요가 30%인 데 비해 관심사를 발견하고 다양한 정보를 탐색하려는 수요는 65%를 차지한다. 특히 쇼핑, 로컬 영역에서 탐색형 검색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통합검색으로는 세분화된 사용자의 수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2024년까지 기존 통합 검색을 에어서치로 완전히 전환할 계획이다.
에어서치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블록이다.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검색 결과를 스마트블록 단위로 세분화하고 이를 조합해 최적의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스마트블록은 사용자가 원하는 답을 제공하는 ‘정답형’, 취향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탐색할 수 있는 ‘탐색형’, 사용자의 행동에 따라 변화하는 ‘반응형’, 예상치 못한 새로운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발견형’ 블록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캠핑’을 검색한 사용자는 ‘캠핑 준비물 리스트’ ‘초보 캠핑’ ‘캠핑 장비’ ‘차박용품’ 등 인기 주제로 구성된 스마트블록을 통해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다. 스마트블록 도입 이후 이용자가 검색 결과의 콘텐츠를 탐색하며 머무른 시간이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패션, 스포츠 관련 키워드에 스마트블록 검색을 확대했다.
검색 방법도 AI를 만나 진화하고 있다. 네이버의 ‘옴니서치’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다른 입력을 조합해 사용자 의도에 적합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옴니서치가 적용된 스마트렌즈는 이미지 촬영 후 검색어 추가 기능으로 텍스트를 추가 입력해 텍스트나 이미지만으로 찾기 어려운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신발 분야를 시작으로 쇼핑, 음식, 식물, 장소 등 다양한 주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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