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가 시대를 통틀어 해당 분야의 최고를 뜻하는 ‘GOAT(The Greatest Of All Time)’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필생의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가 끝끝내 풀지 못한 ‘마지막 퍼즐’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으면서다.
아르헨티나는 1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와 만나 승리했다. 연장전까지 치르는 접전에서도 3-3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하다가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메시는 이날 페널티킥을 포함해 2골을 책임졌고, 승부차기에서도 1번 키커로 나서 성공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프로무대 트로피와 개인상을 쓸어 담으며 당대 최고 선수로 인정받으면서도 월드컵 우승 트로피 딱 하나가 모자랐던 메시는 이날 경기로 축구 인생의 화룡점정을 찍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도 일부 축구 팬은 메시가 월드컵이나 코파 아메리카 등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다며 그를 깎아내렸다. 그리고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에 이어 올해 월드컵까지 제패하며 모든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메시는 호날두와 ‘세계 최고 축구 선수’가 누구냐를 두고 세계 축구 팬 및 동료들이 벌인 ‘메·호 대전’에 대한 답도 내놨다. 호날두 역시 발롱도르를 5회 수상하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다섯 번 우승을 차지하는 등 ‘전설’의 반열에 오르기 충분한 선수. 여기에 메이저대회로 여겨지는 2016년 유럽선수권에서도 포르투갈을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결정적인 월드컵 트로피가 없어 메시에게 밀렸다는 평가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 가나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득점하면서 월드컵 사상 첫 5개 대회에서 득점을 올린 선수가 됐으나 메시의 우승에 대기록이 가려졌다. 다음 월드컵인 2026 북중미월드컵에 불혹이 넘는 호날두가 또 한 번 월드컵에 나설 가능성은 ‘0’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메시는 결승전 출전으로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를 제치고 월드컵 역대 최다 출전(26경기) 신기록도 세웠다. 또한 월드컵 조별리그부터 16강과 8강, 4강, 결승전까지 모두 득점한 최초의 선수로 등극했다. 여기에 발롱도르와 UEFA 챔피언스리그, 월드컵, 올림픽 금메달까지 모두 거머쥔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1982년 월드컵 최우수선수인 ‘골든볼’이 제정된 이후 한 선수가 두 차례 수상한 것도 메시가 최초다.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장식한 메시는 당분간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지 않을 예정이다. 메시는 경기 후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신이 내게 그것(월드컵 우승)을 주실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나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은퇴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 챔피언으로 경기에 뛰는 경험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감독은 “메시가 뛰고 싶다면 다음 월드컵 때도 등번호 10번이 적힌 (메시의) 유니폼을 준비해야 한다”며 화답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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