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 간부 공무원이 자신의 내연녀에게 4억여원을 뜯어낸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공무원은 장모와 처제·동생 명의 통장을 이용해 내연녀로부터 거액을 받아 썼다.
대전지법 형사6단독 김택우 판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등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게 벌금 4000만원을 선고하고 4억1545만원 추징을 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정부 부처 간부 공무원인 A씨는 장모 명의 통장 등으로 2017년 6월 중순부터 같은 해 말까지 내연녀에게서 7900여만원을 생활비로 받았다. 이후 지난해 말까지 5차례에 걸쳐 4억31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에게는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적용됐다. 또 이 과정에서 공직자 재산등록 때 급여 외 소득 등을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의 계좌를 이용해 금융 실명거래와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김 판사는 "공직자로서 내연녀로부터 거액을 받아 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통상적인 연인 관계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금액보다 많기는 하나, 사실혼 관계에 있고 앞으로 혼인하기로 약속한 점과 업무 관련성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벌금형 이유를 판시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