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백만장자 투자자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비관적으로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CNBC가 스펙트렘 그룹과 함께 11월 자산 100만달러 이상인 사람 761명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는 내년 S&P500 지수가 1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S&P500 지수가 15%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도 3분의 1에 육박했다고 CNBC는 전했다.
2022년 들어 S&P500 지수는 지금까지 18% 급락했는데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조지 월퍼 스펙트렘 그룹 사장은 "이는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우리가 본 이 그룹 중 가장 비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자산에서 가장 큰 위협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응답자(28%)가 '주식시장'이라고 답해 주가 하락을 가장 걱정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백만장자 투자자들이 전체 개인 보유 주식의 85%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비관적인 시각은 증시에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경기침체 가능성 제기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자산가들은 현금을 쥐고 상황을 관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백만장자의 3분의 1 이상이 내년에 전반적인 투자 수익률(채권 및 기타 자산 등급과 주식 포함)이 마이너스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부분이 4% 미만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는데, 이는 단기 재무부가 현재 4%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낮은 수준이다. 응답자 60%는 2023년 말에 경제가 "약하거나" "훨씬 약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문에 응한 백만장자 투자자의 거의 절반(46%)은 작년보다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을 늘렸다고 밝혔고, 이 중 17%는 현금 비중을 "아주 많이 늘렸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 전망에 대한 백만장자 투자자들의 시각은 세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밀레니얼 세대 응답자의 81%는 내년 말 자신의 자산이 지금보다 늘어날 것으로 자신했고, 46%는 자산이 10% 이상 불어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밀레니얼 응답자 절반 이상은 S&P500 지수가 내년에 10% 이상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 세대 응답자의 61%는 내년 자산이 지금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월퍼 사장은 저금리와 자산 가격 상승 시대에서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주가 하락 후 빠른 반등 패턴에 익숙하지만, 고령층은 1970∼1980년대 인플레이션과 10년 이상의 하락장을 기억하고 있어 시각의 차이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날도 뉴욕증시는 내년 경기침체 우려 고조로 S&P500 지수가 0.9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49% 각각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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