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0일 15:2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메타버스 기업 자이언트스텝의 주식 80만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보유 지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자이언트스텝의 주가는 15%가량 급락했다.
네이버는 자이언트스텝의 지분 80만주를 매각했다고 20일 밝혔다. 주당 매각가는 전일 종가 2만1050원 대비 6.5%의 할인한 1만9700원 선에서 결정됐다. 총매각 규모는 157억원이다. 매각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네이버는 지난 9월 말 기준 자이언트스텝의 주식 160만7524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블록딜로 보유 지분의 절반가량을 매각하면서 지분율은 7.31%에서 3.70%로 줄어들게 됐다.
네이버 측은 자산 유동화 전략의 일환으로 나머지 지분 매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월 인수한 북미 중고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의 인수 대금 마련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란 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금액이 인수대금 16억 달러(약 2조3000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에서다.
네이버는 내년 4월까지 포쉬마크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내년 초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포쉬마크 인수로 늘어나는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향후 영업 현금 창출과 일부 보유 투자자산의 유동화를 활용할 예정”이라며 “포쉬마크도 2~3년 동안 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잡고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자이언트스텝과의 사업 협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자이언트스텝은 메타버스 대장주로 꼽힌다. VFX(시각효과) 기반 리얼타임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지난 5월 네이버와 가상 인간 ‘이솔’을 공동 개발했으며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에스파의 가상 아바타를 제작하기도 했다. 상장 후 메타버스 열풍이 일면서 시가총액이 한때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네이버의 지분 매각 소식으로 자이언트스텝의 주가는 1만8000원 선이 무너졌고 시가총액도 397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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