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 반영 비율을 100%로 상향하는 내용의 룰 개정안이 의결된 것과 관련해 "막장 드라마의 배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다. 윤 대통령이 뒤에서 다 감독하고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20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유승민을 배제하려고 별별 수단을 다 쓸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정말 '100대0'을 할 줄은 예상 못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누구 믿고 이렇게 설치겠나. 저는 이게 윤 대통령이 뒤에서 다 감독하고 조정하는 거라고 본다"며 "결국 공천권 때문에 그런다고 생각한다. 100% 공천을 장악해서 당을 윤 대통령의 '1인 독재 사당'으로 만들려고 이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권력에 기생해서 국민 민심에 반하는 언행을 한 사람은 공천에서 완전히 배제할 것"이라며 "공천혁신을 해서 개혁적인 인사들로 공천을 하고, 국민의힘이 개혁보수 정당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를 '당원투표 100%'로 뽑는 룰 개정을 속전속결로 추진중인 가운데, 비윤(비윤석열)계 대표격인 유 전 의원이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은 일각에서 자신을 '반윤'으로 규정하는 데 대해 "대통령이 무슨 왕인가? 종신제인가?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은 당연히 견제와 감시 속에 국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천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대통령 직할부대'가 한 50명 된다고 하는데, 그 사람들이 어려운 수도권에 '윤핵관' 꼬리표를 달고 나가서 이길 수 있겠나"라며 "전부 다 쉬운 지역으로 가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에게 공천 때문에 아부하고 충성하는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강남·서초·송파 현역 의원들은 공천 못 받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유 전 의원은 이번에 새로 도입된 '결선투표'에 대해선 "윤핵관들이 똘똘 뭉쳐서 저를 떨어뜨리고 윤핵관 대표를 세우려고 하는 것"이라며 "어처구니없는 한심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다만 공식 출마 결정과 관련, "아직 전당대회 날짜도 안 정해졌고, 시간을 두고 (출마 여부를) 정하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또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관련 "참사영업이 우려된다"고 말한 김상훈 의원을 겨냥, "이준석 대표를 쫓아낼 때만 윤리위를 가동하지 말고,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윤리위에서 이런 사람들을 철저하게 징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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