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년 만에 베트남 출장길에 올랐다. 회장 취임 후 아랍에미리트(UAE)로 첫 해외 출장을 다녀온 지 보름 만이다.
이 회장은 21일 오후 12시30분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오는 23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연구개발(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베트남 출장은 2020년 10월 이후 2년여 만이다.
베트남 출장 일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 회장은 "잘 다녀오겠다"고 짧게 답했다. 베트남 추가 투자 여부를 묻는 말에는 "이번에 연구소(베트남 R&D센터)가 준공한다"고 했다. 준공식 참여 이외의 일정과 다른 국가 방문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삼성 베트남 R&D센터는 이 회장이 역점을 둔 초대형 프로젝트다. 1만 1603㎡ 부지에 연면적 7만 9511㎡ 크기로 들어선다. 지하 3층·지상 16층 규모다.
2020년 3월 착공한 이 센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는 물론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R&D 인력 3000여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R&D 목적으로 해외에 건물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2020년 베트남 출장 당시 R&D센터 신축 현장을 방문해 "이곳을 삼성 R&D 거점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준공식 전후로 이 회장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의 회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회장은 아시아 핵심 생산기지로 베트남을 낙점하고 지난 2018년, 2020년 현지 사업장을 찾았다. 이때마다 푹 주석을 만나 경제협력을 도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추가 투자 여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삼성전자의 베트남 총 투자액은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앞서 푹 주석이 여러 차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투자를 요청한 바 있어 이 회장의 결정에 재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출장길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임원진 15여명이 동행했다. 임원들도 베트남 출장 계획 등에 대한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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