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하 실적 '마이크론' 인력 감축…반도체 업계 구조조정 확산

입력 2022-12-22 08:47   수정 2022-12-22 08:53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대 이하의 분기 실적을 내놓은 세계 3위 D램 업체 마이크론이 전체 인력의 10%를 줄인다고 밝혔다. 주요 반도체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하는 마이크론의 성적표에 '빙하기'를 맞은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줄줄이 악화된 실적을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2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내년에 전체 직원의 10%를 줄이고, 상여금 지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리해고와 자진 퇴사를 통해 인력 감축 목표를 채울 계획이다. 마이크론의 전체 직원수는 약 4만8000명으로 구조조정 대상은 4800명으로 추산된다.

마이크론은 현재 분기에 구조조정으로 3000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 설비에 대한 투자도 줄이고 비용 절감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이 이같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2023 회계연도 1분기(9~11월)에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 것과 연관 있다. 마이크론은 이날 1분기 매출 4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추정치 41억1000만달러에 못미친다. 주당손실은 4센트로 컨센서스(1센트)보다 컸다.

2분기(12~2월) 실적 전망도 시장에 실망을 안겨줬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에 매출 38억달러, 주당손실 62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추정치인 매출 37억5000만달러, 주당손실 30센트를 예상했다. 기대보다 매출은 증가하지만 손실이 추정치보다 두 배 이상 큰 것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컴퓨터 제조사에 메모리를 공급하는 게 주력인 마이크론은 전세계 PC 판매 둔화와 서버 매출 정체로 성장 동력을 잃은 상태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지난 몇 달 동안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며 "메모리 공급 과잉으로 재고가 쌓였고, 가격 결정력을 잃게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로트라 CEO는 "회사의 수익성이 내년 말까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내년 후반에 매출과 잉여현금흐름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자사주 매입도 중단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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