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마약왕' 체 치 롭이 네덜란드에서 호주로 인도됐다. 체는 멕시코 마약왕 엘 차포를 빗대 '아시아의 엘 차포로' 불리던 마약상이다.
22일(현지시간) 호주 ABC방송 등은 이날 네덜란드에서 호주 멜버른 공항에 도착한 체가 빅토리아주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대규모 마약 거래 등의 혐의를 받는 체는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계 캐나다 국적의 체는 중국계 마약 조직 '삼 고(Sam Gor)'의 두목으로 연간 수백억달러의 마약을 거래하던 아시아 역사상 최대 마약상으로 꼽힌다.
'삼 고'는 미얀마에서 기업형으로 마약을 생산해 홍콩과 대만, 마카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일대는 물론 영국,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마약 밀매 활동을 한 조직이다. 이렇게 번 돈은 카지노와 호텔, 부동산 등을 통해 세탁됐다.
보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그의 범죄 수익금은 80억∼177억달러(약 10조2000억∼22조6000억원)로 추산된다.
그는 호주 최대 갱단인 코만체로와 협력해 차(茶) 선적물에 마약을 은폐하는 방법으로 호주에 엄청난 양의 마약을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2008년 이후 호주로 밀수된 필로폰과 헤로인 등의 70%는 체가 관여한 것으로 호주 경찰은 보고 있다.
체는 인터폴 적색 수배 대상이었지만 전용기와 가짜 신분증, 경호원의 보호 등을 통해 10년간 체포를 피했고, 호주 연방 경찰과 네덜란드 경찰의 공조 수사를 통해 2021년 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서 체포됐다.
호주로부터 범죄인 인도를 요청받은 네덜란드 법원은 지난 7월 그를 호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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