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연필은 1946년 김 회장의 선친인 김정우 회장이 일본 마사키야마토연필(현 미쓰비시연필)에서 기술을 배워와 회사를 설립한 것이 시초다. 동아연필은 1970년대까지 국내 연필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문구산업의 선두주자로 이름을 떨쳤다. 동아연필은 1974년 크레파스 물감 등으로 생산·판매 품목을 넓혔다. 1970년대에는 국내 연필 시장의 70%를 차지, 일본 제품을 국산으로 대체했다. 1997년 캡식 중성펜, 1998년 향기중성펜 등을 내놨다.
김충경 회장은 1974년 동아연필의 관계사인 동아교재에 입사했고, 1984년 동아연필 대표에 올랐다. 고인은 제품 고급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0년대 들어 값싼 중국산 문구류와 고급화를 꾀한 일본 문구류가 한국에 침투하자 디자이너 출신 임원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져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제품 기능 향상과 디자인 차별화를 꾀하면서 동아연필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갈수록 필기구 시장이 쪼그라드는 열악한 시장 상황에도 동아연필은 2016년까지 400억원대 매출을 유지했다.
70년 넘게 한 사업에 매진한 덕에 동아연필은 2017년 당시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이 선정한 명문장수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시대 변화에 발맞춰 제품 개발과 성장의 끈을 놓지 않은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문구회사들이 해외로 생산 기반을 옮겼지만 고인은 기업이 뿌리내린 대전에 제조시설을 그대로 유지해 지역 고용에도 기여했다는 평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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