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아시아 여러 나라를 떠돌며 여행객들을 살해한 프랑스 국적의 연쇄살인마 샤를 소브라즈(78)가 곧 석방된다.
21일(현지시간) AP, EFE 통신 등은 네팔 대법원이 이날 그의 석방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대법원은 "그가 모범수이고, 질병을 앓는 데다 이미 형기의 75%를 채웠다"고 석방 이유를 설명했다.
네팔에서 무기징역은 20년형을 의미하는데, 이곳에서는 수형자의 나이가 75세를 넘기고 형기의 75%를 채웠다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네팔 대법원은 그에게 보름 내로 네팔에서 떠날 것을 명령했다. AP통신은 그의 행선지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지만, EFE는 그가 프랑스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브라즈는 베트남에서 태어난 프랑스 시민권자로, 1970년대 아프가니스탄과 인도, 태국, 터키, 네팔, 이란, 홍콩 등 아시아를 떠돌며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출신 여행객 20여명을 독살하거나 흉기로 살해한 연쇄살인마다.
그는 1976년에 인도 뉴델리에서 여러 건의 살인 혐의로 처음 붙잡혔고, 버스에 타고 있던 프랑스 관광객들에게 독약을 먹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1997년 석방돼 프랑스로 건너갔지만, 2003년 네팔에 나타났다가 살인 혐의로 또다시 체포됐다.
네팔 법원에서는 미국인과 캐나다인 배낭 여행객 2명을 살해한 혐의가 유죄로 입증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재판 과정에서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을 살해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또 살인뿐만 아니라 강도와 사기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는가 하면 여러 차례 탈옥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장과 도피에 능해 뱀이라는 별명과 비키니 차림 여행객을 주로 공격해 '비키니 살인마'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영국 BBC 드라마로 넷플릭스에서도 방영되고 있는 '더 서펀트'의 실제 모델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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