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생일자 희비교차…선물 받은 尹·소환 통보 받은 이재명 [신현보의 딥데이터]

입력 2022-12-25 09:11   수정 2022-12-25 11:16

새해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정과 야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7월 수준으로 회복했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으로 제쳤다.

하반기부터 물가 상승 등 경제 위기와 인사·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등 각종 정치적 잡음으로 내림세를 타던 윤 대통령 지지율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 종료, 도어스테핑 중단 등 여파로 최근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하락세를 타고 있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검찰 소환 통보를 받으면서 '사법 리스크' 현실화 우려가 커졌다.
연말·생일에 또 희비 교차한 두 남자

2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월별 통합 여론조사 집계표에 따르면 12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3%로 집계됐다. 월간 단위로 지난 8월 26%까지 내려갔으나 점진적으로 개선된 결과다. 12월 합산 부정평가는 58%로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에 50%대로 내려왔다.

이달 국민의힘 지지율은 36%로 민주당 32%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7월 38%대 33%으로 앞선 후에는 내내 2위를 내줘왔다. 민주당은 3개월째 하락세다.

한동안 하락한 후 정체됐던 정부·여당 지지율 지표가 7월로 회귀한 이유는 지난 9일 화물연대가 파업 종료를 발표하고 14일에도 예고됐던 민노총의 2차 전국 동시 총파업이 취소된 영향이 크다는 진단이다. 정부·여당의 강경 대응이 경기에 추가적인 악재를 도려냈다는 것이다. 여기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16강의 기적을 이루면서 월드컵 호재도 생기고,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악재는 줄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달 21일 디지털타임스 의뢰로 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에 근접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밖에 이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미디어토마토·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리얼미터)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웃돌 정도로 상승세 기류가 포착된다.

역대 대통령의 3분기 기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정 평가는 노 전 대통령(53%)보다 높고 이 전 대통령(65%)보다는 낮은 61%로 집계됐다.

한때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던 상황에서 이같은 반등 기조는 윤 대통령에게는 연말 선물이나 진배 없다는 평가가 정계에서 나온다.
하락세에 '사법 리스크' 우려 커진 野

반면 이재명 대표가 21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로부터 소환을 통보받으면서 이 대표를 둘러싼 민주당의 사법리스크 우려는 커지고 있어 분위기가 대비된다. 이에 최근 하락세인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이 모인다.

이미 12월 초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반려동물 삽화가 담긴 달력 프로젝트를 펀딩한 가운데, 삽화가가 이 대표와 지난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로 알려지면서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내분이 일어난 바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부상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비명계'(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사퇴' 압박 등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3월 대통령선거에서 0.6%포인트 차이로 희비가 교차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12월에도 희비가 또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12월에 생일이 있다. 윤 대통령은 이달 18일이 생일이고, 이 대표의 호적상 생일은 22일이다. 생일 전날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이 대표는 22일 "생일에 맞춰서 소환장을 보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가장 불공정하고 가장 몰상식한 정권이 바로 윤석열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주머니 사정도 관건
향후 정치판 지지율의 키는 경제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이 45%에 근접했다는 결과를 내놓은 여론조사(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에서도 부정 평가 이유 1위로 '경제와 민생'이 22.6%로 가장 많이 꼽혔다.

특히 그간 정치권 지각 변동에 큰 영향을 준 자영업, 직장인, 학생의 주머니 사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지지율은 여전히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최근 앞서고 있으나, 정권 초인 지난 6월과 비교하면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정당 지지도는 지난 6월만 하더라도 사무·관리를 제외한 모든 직업에서 국민의힘이 앞섰으나, 12월에는 기능노무·서비스, 사무·관리, 학생들의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높아졌다.


6월 대비 12월 지지율 낙폭을 보면 정부·여당을 향한 민생 심판이 더 드러난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 6개월간 16%포인트 빠지는 동안, 특히 학생과 자영업 지지율이 각각 27%포인트와 18%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같은 기간 전체 7%포인트 빠진 가운데, 학생 12%포인트, 기능노무·서비스 9%포인트, 자영업과 사무·관리 각각 8%포인트 빠져 낙폭이 컸다. 빠진 지지율은 민주당과 무당층이 흡수했다.

다만 내년도 전망은 녹록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2022년 실적 및 2023년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 절반 이상이 최근 경기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도 21일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잡았다. 이는 지난 6월 정부 출범 후 내놓은 전망치인 2.5%보다 낮은 수준이고, 외환위기 후 가장 낮은 성장률 전망치기도 하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이 81만 명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년 취업자 증가 폭은 10만 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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