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무선이어폰으로 유명한 중국업체 QCY가 일부 제품에 각인했던 회사 로고를 지웠다. '고객 요청을 적극 반영했다'는 회사의 행보인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QCY는 블루투스 무선이어폰 'T17 APP' 모델 터치패널에 각인됐던 회사 로고를 없앴다. 올해 11월 이후 제품을 주문한 고객은 로고 없는 모델을 받아볼 수 있다.
이 제품은 지난해 7월 출시됐다. 제품 출시 후 1년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디자인을 변경하는 것은 업계에서 흔하지 않은 일이다. 로고를 지우는 일은 더욱 그렇다.
이처럼 QCY가 이례적 행보에 나선 데는 고객들의 꾸준한 요청이 있었다. 디씨인사이드 QCY 갤러리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T17 로고 지우는 법'을 물어보거나 후기를 공유하는 글이 꾸준히 게올아왔다.
회사는 고객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QCY는 "고객님들께 귀 기울이는 QCY가 되겠다. 고객님들의 요청으로 로고 없는 모델이 제작됐다"며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 이를 안내했다.
QCY의 이같은 조치가 고객의 의견을 반영한 측면도 있지만 고객 평가가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는 값비싼 제품일수록 로고를 드러내고, 저렴한 제품은 로고를 감추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며 "QCY 제품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가 셀링 포인트다. 로고 없는 단순한 디자인이 경쟁력을 더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자인 변경이 이뤄진 지 한 달여가 흘렀지만 QCY의 이번 행보는 온라인상에서 꾸준히 화제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로고가 없어지니 디자인이 더 깔끔해졌다. 고객 소리에 귀 기울이는 좋은 회사"라고 말했다.
QCY는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투자한 업체로 샤오미 생태계 기업 중 하나다. 주력 제품은 1만~5만원대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가성비가 좋아 '대륙의 실수'라는 별칭도 붙었다. 로고를 지운 T17 모델은 1만원대 제품으로 노이즈 캔슬링, 게임모드, 생활방수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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