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은 1945년 이후 유럽 최악의 전쟁이 됐다.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스스로 원하는 평화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해야 한다. 국경의 문제가 아니다. 때가 되면 영토에 대한 흥정이 벌어지겠지만 진지한 평화 회담이 시작되는 시점에 군대가 어디에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평화를 되찾는 길은 험난할 것이다. 수족관을 생선 수프로 바꾸는 것보다 생선 수프를 수족관으로 바꾸는 일이 더 어려운 법이다.
미국이 원하는 평화의 조건은 다음과 같아야 한다. 첫째, 전쟁은 되도록 빨리 끝나야 한다. 전쟁은 길어질수록 더 파괴적이다.
셋째, 러시아는 분명한 침략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미래의 러시아 지도자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른 잠재적 침략자들에게도 침공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
넷째, 이 전쟁의 끝이 다음 전쟁의 발판이 돼서는 안 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부분적 확장은 실수였다. 호수 한쪽에 ‘낚시 금지’ 표지판을 붙이면 나머지 지역에서의 낚시는 허용하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다. 조지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는 NATO 회원국이 아니다. 러시아는 이들 모두를 침략하거나 전복시켰다. 이 전쟁의 끝에선 명확한 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러시아 연방의 분열로 전쟁이 끝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러시아 권위의 붕괴는 최악의 경우 그 지역의 혼란과 전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중국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방식이 탐탁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러시아 연방은 우크라이나부터 태평양, 북극해에서 흑해까지 뻗어 있는 광범위한 지역의 무정부 상태보다는 낫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이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 러시아와의 협상뿐만 아니라 동맹국, 미 의회와의 협상마저도 힘겨울 것이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행정부는 전후를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바이든 팀은 휴전보다 더 견고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미리 고민해야 한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It’s Time to Prepare for Ukrainian Peace’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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