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직접 촬영한 수천 장의 사진을 정교하게 맞춰 실제처럼 보이지만 현실에 없는 세계를 창작해왔다. 이번 연작에선 녹음이 우거진 여름 숲을 얼음이 침범하고 있는 장면들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열등감’을 여름 숲의 얼음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는 거대한 ‘무한경쟁의 쳇바퀴’ 속에서 살아간다.
사람들은 성적, 외모, 직업, 소득, 거주지역 등 삶의 세세한 부분을 비교하고 등수를 매긴다. 그래서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사람조차도 열등감에 시달리며 살아간다.
세월과 함께 쌓인 열등감은 너무 두꺼워 한여름에도 녹지 않는다. 원씨의 작품들은 2023년 1월 29일까지 서울 삼청동 뮤지엄한미 삼청별관에서 전시된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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