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신분을 악용해 술을 마신 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도망친 일행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요즘 어린애들 진짜 영악하네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옆 테이블 남자 두 명이서 음식을 먹다가 매장 외부에 있는 화장실에 간다고 하고 나갔는데, 하도 안 들어와서 화장실에 가서 확인했더니 이미 도주했더라"며 "매장 이모가 경찰에 신고했는데 테이블 위에 자신들이 미성년자라고 죄송하다고 메모가 적혀있었다. 메모는 신고 후에 봤다"고 적었다.
게시글과 함께 작성자가 첨부한 이미지를 보면 '저희 사실 미성년자예요.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메모가 도주한 일행이 마시던 술병 옆에 놓여져 있었다.
작성자는 "미성년자한테 술 팔았다고 신고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도망간 것 같다"며 "경찰이 와서 미성년자인지 아닌지는 잡아봐야 아는 것이고 신고접수 하겠느냐고 물으니 (이모님이) 미성년자라면 가게 문 닫는 것 뻔하고 본인도 사장님한테 혼난다며 신고한 것을 취소하시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모님은 이미 다른 데서 한 잔 하고 왔고 나이도 22살이라고 해서 민증검사 안 하고 술을 줬다는데, 민증검사 안 한 이모님도 잘못이 있지만 그 두 사람 정말 괘씸하다"며 "3만원도 안 되는 가격 감당할 수도 없으면서…"고 했다.
현행 청소년 보호법 제59조에 따르면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다 적발된 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식품위생법 제44조에선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는 행위' 위반으로 영업정지 또는 폐쇄 처분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법을 활용하는 미성년자들…영세 자영업자들 정말 힘들겠다' '미성년자가 속였다고 하더라도 일단 신분증 검사는 했어야 한다' '이젠 무조건 선불 아니면 입장이 안 되게끔 해야겠다'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르는데 왜 그것을 피해자가 뒤집어써야 하는 구조인지 이해가 안 간다' 등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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