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해야 1~2년이면 유행이 끝날 것이란 유통업계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오픈런 도넛’, ‘완판 도넛’으로 불리는 ‘노티드’(사진) 열풍에 대한 얘기다. 외식브랜드 업체인 GFFG(Good Food For Good)가 운영하는 노티드는 올해로 6년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GFFG는 노티드를 지렛대로 한식, 중식, 일식, 베이커리, 위스키바 등 무서운 속도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이준범 GFFG 대표는 “미국 외식황제로 불리는 대니 마이어와 같이 다양한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내년 중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에 본격 뛰어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블레어가 문을 열면 GFFG는 벌써 11개의 브랜드를 확보하게 된다. 2014년 햄버거 브랜드인 ‘다운타우너’의 전신 ‘오베이’를 시작으로 2017년 노티드, 2019년 퓨전한식 ‘호족반’, 올해 싱글몰트 위스키바 ‘오픈엔드’ 등 브랜드를 론칭했다. 특히 올해는 분기마다 1개씩 총 4개의 브랜드를 선보였다. 브랜드에는 모두 스토리와 ‘힙(유행에 민감한 요소)’을 입힌 것이 특징이다. 연 매출은 2020년 300억원에서 지난해 700억원, 올해 1000억원 가까이로 뛰었다.
이 같은 GFFG의 행보와 관련해 “평범한 외식기업은 아니다”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부분의 외식기업이 사업을 확장할 때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을 위해 유사 품목을 취급하는 것과 달리 GFFG는 영역을 한정짓지 않기 때문이다. ‘외식업계 이단아’로 불리는 이유다.
이 대표는 “장사꾼이 아니라 창작자가 되고 싶다”며 자신이 하는 일을 ‘브랜차이징’이라 정의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내년엔 도넛 본고장인 미국에 승부수를 던진다. 이 대표는 “미국 국민간식인 도넛을 현지 제품과 차별화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GFFG는 노티드뿐 아니라 호족반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그의 목표는 ‘한국판 대니 마이어’가 되는 것이다. 마이어는 쉐이크쉑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고 여러 외식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유니언스퀘어호스피탈리티그룹(USHG) 창업자다. 이 대표는 “중장기적으론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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