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학생과의 소통 없이 예산을 삭감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현기 시의회 의장에게 여러 차례 면담을 요청했으나 응답이 없다”며 “시 지원금을 줄이면서 대학 경쟁력 향상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시의회가 서울교육청 예산도 대폭 삭감한 사실을 언급하며 “시립대뿐만 아니라 서울시 전체 교육의 질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학생회는 예산 삭감과 관련한 재학생 의견을 수렴하고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서울시립대 학생들이 모이는 에브리타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서울시의회를 비판하는 글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한 서울시립대 학생은 “국공립대에 자립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썼다.
서울시립대언론인회도 성명을 통해 예산 삭감을 즉각 철회하라고 시의회에 요구했다. 언론인회는 “반값등록금 제도에 따른 문제를 바로잡고자 등록금을 올리려고 해도 이전 정권에서 만든 각종 법률로 이를 실행할 수 없다”며 “시의회가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한 것은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지난 16일 본회의에서 다음 회계연도 시립대 예산을 서울시가 제출한 577억원에서 100억원(17.3%) 감액한 477억원으로 확정했다. 올해 기준 시립대의 전체 예산 1403억원 중 시 지원금은 875억원(추경예산 31억원 포함)으로 약 62%를 차지한다. 시의회를 통과한 예산대로라면 시립대에 대한 내년 시 지원금 규모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최만수/원종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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