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그동안 KOTRA가 주최한 거의 모든 상담은 온라인으로 열렸다. 전시회도 KOTRA 무역관이 대신해 부스를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제부턴 큰 제약 없이 직접 만나 상담할 수 있다. 입국 제한 해제 이후 몇 년 만에 일본 출장을 온 기업 관계자는 “기존 안건은 화상상담을 통해 진행할 수 있었지만 신규 수주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일본 수출 실적이 없는 기업들이 수출하느라 겪었던 어려움은 더욱 컸을 것이다.
9월 중순 이후 KOTRA 오사카무역관은 수출 확대를 위한 사업을 거의 매주 단위로 진행하고 있다. 9월에는 기프트 용품과 화장품 관련 전시회를 열었고, 10월에는 기계 부품 관련 오프라인 전시회의 한국관 참가를 지원했다. 방일 무역사절단과 오프라인 판촉전도 틈틈이 진행하고 있다.
이런 전시회나 상담회에 참가하는 바이어의 숫자를 통해 그동안 얼마나 오프라인 행사에 목말라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기계 분야 전시회인 엠텍(M-Tech)은 전시장 방문자가 작년 1만6000여 명에서 코로나 입국 제한이 완화된 올해 2만7000여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방일 무역사절단 중에서 인기 있는 기업들은 상담하기 위해 시간을 잘게 쪼개야 했고, 바이어가 한국기업과 상담하기 위해 한참을 기다리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K드라마와 K팝을 통해 더욱 높아진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식품과 화장품 등 한국 제품 구매가 크게 늘고 있다. 필자가 몇 년 전 일본에 근무할 때와 비교해 한국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한껏 고조된 느낌이다. 이럴 때일수록 대면 상담이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대면이 아닌 온라인 미팅을 통해서도 상담과 거래를 진행할 수 있지만 제품 하나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수출기업과 바이어가 직접 만나 얘기하고, 제품을 만져보고, 느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바이어가 방한해 어느 공장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봐야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느끼는 감정에는 한계가 있다.
일본 기업과 거래할 때는 현지에 거점이 있는지가 의사결정에 큰 고려 요소이기도 하다. 제품에 대해 직접 상담해 줄 수 있는지, 혹시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현장에서 대응해 줄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하다. 일본 비즈니스에서 얼마나 오프라인 환경이 중요한지 알게 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KOTRA는 기업 간 만남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역할뿐 아니라 국내 기업이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인프라도 운영하고 있다.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부품소재 기업은 오사카 GP(글로벌파트너링)센터를 활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제한 조치 완화로 한·일 간 이용 가능한 비행기 좌석 수는 지난달 기준 1주일에 3만6000여 석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2019년의 6만2000여 석에 비하면 아직도 차이가 크다. 오사카무역관은 내년에 한국 제품을 소개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확대해 한·일 기업 간 교류가 더 많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새해에는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양국 간 비즈니스 왕래가 늘어나 대일 수출도 크게 증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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