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 위장해 몰카 설치"…제주 식당 대표 살해 일당

입력 2022-12-26 13:53   수정 2022-12-26 13:54


제주 유명 음식점 50대 여성 대표를 살해한 일당이 범행 전 피해자 주거지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택배기사로 위장해 몰래카메라까지 설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제주 모 음식점 대표인 5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는 지난달 말 범행을 시도했지만, 피해자 주거지 현관 비밀번호를 몰라 범행에 실패했다.

당시 김씨는 11월 말께 범행을 위해 제주로 내려왔다. 김씨는 고향 선배이자 피해자와 가까운 관계인 박모씨가 알려준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피해자가 사는 빌라 안에 침입하려 했으나 비밀번호가 맞지 않아 범행하지 못한 채 돌아갔다.

경찰은 "12월 초 김씨는 다시 제주로 내려와 박씨와 함께 피해자 주거지 현관을 비추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며 "김씨는 택배기사로 위장해 다른 주민의 의심 눈초리를 피했으며, 거주지에서 배편을 이용해 오토바이까지 가지고 오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했다.

김씨는 설치 당일 몰래카메라를 회수, 영상을 분석해 비밀번호 4개 숫자 중 3개 숫자를 파악할 수 있었다. 당시 비밀번호는 피해자와 관련된 기념일로, 김씨가 파악한 3개 숫자를 본 박씨가 남은 1개 숫자를 유추해냈다.

피해자 주거지 현관 비밀번호까지 알아낸 김씨는 15일 다시 제주로 내려왔다. 그리고 이튿날인 16일 오후 3시 2분∼10분께 해당 비밀번호를 이용해 침입한 뒤 귀가한 피해자를 집에 있던 둔기로 살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였던 박씨가 모든 범행을 설계했다고 보고 있다"며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박씨는 검찰 송치 시 혐의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내 이씨는 살인을 공모한 혐의로, 박씨는 김씨에게 살인을 교사한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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