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에 경고등이 커졌다. 금융당국이 반대매매 급증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시행한 증시 안정화 대책이 이달 말 종료되면서다. 주요 증권사는 다음달 초부터 신용거래융자 담보 비율과 반대매매 기한을 원래대로 돌릴 계획이다.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발표한 증시 안정화 대책의 기한이 이달 말 만료된다. 금융위는 6월 증시 급락으로 반대매매 우려가 커지자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담보 비율 유지 의무를 3개월간 면제했다. 9월 코스피지수가 2200선 아래로 추락하자 대책 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했다.
반대매매란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 투자자의 주식 가치가 담보 비율 아래로 내려갔을 때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시장에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담보 부족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다음날까지 부족 금액을 채워 넣어야 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2거래일 뒤 증권사에서 강제로 반대매매에 나선다. 담보 비율은 증권사와 종목마다 다르지만 통상 140% 안팎 수준이다.
당국의 대책 발표 이후 주요 증권사는 일제히 신용융자 담보 비율을 낮추거나 담보 부족분을 채워 넣는 기간을 하루 더 연장했다. 미래에셋·키움·KB증권 등은 담보 비율을 140%에서 130%로 낮췄고, 한국투자증권 등은 반대매매를 1거래일 유예했다.
금융당국은 증시 안정화 대책을 추가 연장 없이 이달 말 종료할 계획이다. 반대매매 규모가 안정화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미수거래 반대매매 비중은 지난 9월 27일 20.1%까지 치솟았지만 이달 들어 6~9%대에 머물러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 안정 조치가 상시화하는 것은 증시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 상황에 대해 관계기관과 논의한 결과 현시점에선 종료하고 추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재시행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시 안정화 대책 종료와 함께 주요 증권사도 반대매매 관련 정책을 원상태로 돌리기로 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다음달 2일부터 담보 유지 비율을 130%에서 140%로 높인다고 고객에게 안내했다.
다만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신용융자 담보 비율 정상화로 반대매매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은 주로 변동성이 큰 고위험 테마주인 경우가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신용융자 잔액 비중이 높고 최근 3개월간 주가가 하락한 종목으로는 혜인, 한신기계, 다스코, 우진, 유니온머티리얼 등이 있다. 코스닥시장 종목 중에서는 티사이언티픽, 빅텍, 유신, 대주산업, SM라이프디자인 등이 꼽힌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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