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는 2022년 1~11월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가 지난해와 같은 956만 대로 집계됐다고 26일 발표했다. 경차 자회사인 다이하쓰공업과 상용차 계열사인 히노자동차의 실적을 포함한 수치다. 2위 폭스바겐의 판매대수는 742만 대로 지난해보다 9% 감소했다.
11월 한 달간의 판매대수는 도요타가 88만 대, 폭스바겐이 67만 대였다. 아직 12월이 남았지만 두 회사의 격차가 214만 대까지 벌어져 역전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폭스바겐이 도요타를 역전하려면 12월 한 달 동안 월평균 판매량의 3배가 넘는 차량을 팔아야 한다”며 도요타가 3년 연속 세계 1위를 사실상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의 실적이 두 회사의 희비를 갈랐다. 중국 시장은 도요타와 폭스바겐 신차 판매의 20%와 4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올해 도요타의 중국 판매량은 2% 증가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부족, 중국의 도시 봉쇄 여파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작년 여름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린 효과를 봤다. 반면 폭스바겐은 중국 판매량이 6% 감소했다. 도시 봉쇄의 타격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도요타의 성장세가 더 가팔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호조 덕분에 도요타의 인도네시아와 태국 판매량은 각각 10%, 20% 늘었다. 폭스바겐의 아시아 지역 판매량은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두 회사 모두 안방과 나머지 주력 시장에서는 부진했다. 도요타의 주력 시장인 북미와 일본 판매량은 10% 감소했다. 폭스바겐도 안방인 서유럽 판매량이 7% 줄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차세대 시장을 주도할 전기차 부문에서는 도요타를 압도했다. 올해 1~9월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량은 36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반면 도요타의 1~11월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2만 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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