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본 송재준 컴투스 대표(사진)의 투자 역량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대표는 컴투스 창업자인 송병준 이사회 의장의 동생으로 작년 초 대표 자리에 올랐다.
송 대표는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넷플릭스가 등장하면서 각국의 시장 안에 갇혀 있던 콘텐츠업계에 ‘고속도로’가 깔리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다른 나라 시장을 뚫기 위해서는 현지 공급업체와 하나씩 협상해야 하던 시절에서 ‘글로벌 공급사’ 하나만 뚫으면 되는 시장으로 게임의 법칙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그는 “피처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서 모바일 게임 공급사인 컴투스의 매출이 100억원대에서 7000억원대로 순식간에 늘어날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게임을 만들던 시절엔 통신사별로 서로 다른 포맷에 맞춰 게임을 개발하고 하나씩 관리해줘야 했기 때문에 해외 진출에도 제약이 따랐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만 뚫으면 200개국에 동시 배포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그가 위지윅스튜디오를 인수한 배경도 이런 맥락에서다. “국내 지상파 방송 3사에 종속돼 있던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로 갈 시점이라 생각했고 인수 직후 ‘오징어게임’이 빅히트를 치면서 이 투자 방향이 맞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송 대표는 말했다.
송 대표는 “콘텐츠 제작과 관련한 투자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성과가 나서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며 “컴투스를 단순한 게임회사가 아니라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지식재산권(IP)을 가진 회사로 키워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도 IP를 가지고 있으면 소설이나 만화, 드라마, 영화 등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게임과 콘텐츠는 맞닿아 있다”고 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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