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배우자와 함께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 차량을 타고 현장으로 향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명지병원 DMAT이 신 의원과 그의 배우자 동승 사실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이하 상황실)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명지병원 측은 DMAT이 아닌 인원을 보고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27일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명지병원 DMAT은 지난 10월 30일 0시 44분 모바일 상황실에 "의사 OOO, 응급구조사 OOO, 간호사 OOO 등 3명이 출동한다"고 보고했다. 'DMAT가 오전 1시 45분 이태원역 현장에 도착했다'는 사실만 상황실에 보고하고 신 의원과 배우자의 닥터가 탑승 사실은 끝내 알리지 않았다.
3~4명의 의료진이 한 팀으로 구성되는 DMAT는 대형환자가 발생하는 재난 상황에 투입돼 응급처치와 중증·경증 환자 분류, 환자 이송 등의 역할을 한다. 복지부의 현행 '재난응급의료 비상대응매뉴얼'에 따르면 DMAT는 출동 시 출동인력 현황을 상황실에 보고해야 한다.
최 의원은 "닥터카가 이대역을 경유함에 따라 의료진들의 이태원 현장 도착 시간이 늦어지게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보건복지부가 확실히 조사해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명지병원 측은 DMAT이 상황실에 보고할 때는 출동하는 'DMAT 인력만' 보고하면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신 의원과 그 배우자는 DMAT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보고할 의무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0시 44분은 신 의원과 배우자가 탑승해 있지 않았던 시점이라고도 부연했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DMAT이 출동할 때는 DMAT 멤버들을 보고하는 것이지 그 차에 누가 탔는지를 보고하는 게 아니다. 의사, 응급구조사, 간호사 3명 보고하는 건 전혀 이상한 게 아니다"라면서 "출동 전 신 의원과 배우자가 타지도 않은 상황에 어떻게 보고하겠나. (최 의원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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