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은 최근 바이옥스와 영업양수도계약을 맺고 지분 10%에 대한 인수 대금을 납입했다. 내년 2월 말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다.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한솔케미칼은 바이옥스 지분 51%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나머지 지분은 바이옥스 창업자인 한상원 회장이 46%, 중소기업진흥공단이 3%를 보유한다. 한솔케미칼은 바이옥스의 기업가치를 300억원대로 평가했다.
인천 송도에 본사를 둔 바이옥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에 바이오 공정용 화학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하는 배양기인 바이오리액터를 세척하는 세정제가 주력 제품이다. 수입에 의존하던 공정용 화학 세정제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따라 공장을 설계하고 제품 승인을 마쳤고, 충남 당진 공장에서 세정제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중국 기업과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수출도 본격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공장이 내년에 본격 가동하는 데다 국내 바이오 공장들의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어 내년 연매출이 1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솔케미칼은 배지 제조 등 바이오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 제조사를 추가로 인수해 기업가치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장녀인 조연주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은 한솔케미칼에서 신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솔케미칼의 바이옥스 인수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반도체 세정과 디스플레이 식각에 사용되는 과산화수소와 반도체 박막 형성에 사용되는 프리커서 등 정밀화학 분야에서 역량을 쌓아왔다는 점에서다. 화학소재 합성과 국산화 노하우를 활용하면 바이오 분야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기존 사업 영역과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솔케미칼의 주력 제품인 과산화수소 사업은 반도체 업황 등 경기 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까지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어서 바이오 공정용 소재 분야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한솔케미칼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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