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에는 시중은행 7곳(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 수협), 외국계 은행 2곳(SC제일 씨티), 지방은행 6곳(부산 대구 광주 경남 전북 제주), 인터넷은행 3곳(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18곳의 은행장이 참여했다.
금리 상승에 힘입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은행장들은 내년엔 ‘외형 성장’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다. 제조업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대출 자산 확대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적 목표도 낮춰 잡았다. 10곳의 은행장이 내년 순이익이 올해보다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3분기까지 은행권 순이익(10조5000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보수적인 목표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은 “내년엔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정점은 ‘연 3.5~3.75%로 예상한다’는 은행장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기준금리(연 3.25%)보다 0.25~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 ‘기준금리가 연 4%를 넘길 것’이란 응답이 5명으로 뒤를 이었다. 고물가와 통화 긴축이 지속되면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돌 것이라고 답한 은행장이 11명에 달했다.
은행장들은 헬스케어와 통신, 배달 서비스 등 비금융 사업 진출 의지도 내비쳤다. 은행 18곳 중 절반(9곳)이 신사업 진출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최대 15%로 제한한 은행의 비금융 자회사 출자 한도를 100%로 완화하는 등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 중이다. 규제가 풀리면 특례 조치(혁신금융 서비스)로 운영 중인 국민은행 ‘리브엠’(알뜰폰)과 신한은행 ‘땡겨요’(배달 앱)와 같은 신사업 진출 길이 열린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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