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금융완화 추진의 근거가 된 정부와 일본은행의 공동 성명 개정과 관련해 “현 단계에서 재검토에 관해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2012년 집권 후 초강력 금융완화, 적극적 재정정책, 성장 전략 등 이른바 ‘3개의 화살’로 이뤄진 아베노믹스를 추진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완화로 이를 뒷받침해 왔다. 금융완화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일본 국채를 적극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금융완화는 아베 전 총리가 두 번째로 집권한 직후인 2013년 1월 정부와 일본은행이 발표한 공동 성명을 근거로 삼고 있다. 이 성명에는 물가 상승률 2%를 최대한 이른 시기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들어 일본의 금융완화 정책은 국가 경제에 부메랑이 됐다. 엔저 현상이 심화하면서 무역적자 규모가 커졌고, 고물가로 일본 국민의 생활고가 심해졌다. 일본 정부가 공동 성명의 내용을 바꿀 것이란 보도도 이어졌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강연에 참석해 “우선은 일본은행 총재를 결정하고 나서 할 이야기”라고 말했다. 2013년부터 일본은행을 이끌면서 아베노믹스를 지지해온 구로다 총재의 임기는 내년 4월 끝난다. 이때 새 총재를 임명한 후 공동 성명 개정을 본격 논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기시다 총리가 정치자금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관련 문제로 논란이 된 아키바 겐야 부흥상을 이날 사실상 경질하기로 하면서 정권에 타격을 받게 됐다고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아키바 부흥상은 자신과 관계있는 정치단체가 센다이에 있는 사무소 소유자인 그의 어머니와 부인에게 임차료로 1400만엔(약 1억3000만원)을 낸 것을 비롯해 정치자금 문제가 잇달아 불거졌다. 기시다 총리가 사표를 수리하면 10월 이후 2개월 만에 각료 4명이 사퇴하게 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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