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사이클론이 덮친 미국에서 항공대란이 계속되고 있다. 겨울 폭풍으로 미국 전역에서 최소 57명이 사망하는 등 연말연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항공정보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미국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기 3600편 이상의 운항이 취소됐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날 예정됐던 전체 운항 편수의 66%인 2600여 편을 무더기 취소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전날에도 42%에 달하는 항공편을 결항시킨 사우스웨스트의 항공대란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밥 조던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이번 겨울 폭풍은 전국 항공망에 걸쳐 전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운항을 정상화하기까지 며칠 더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스웨스트의 결항 규모는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크게 두드러진다. 같은 시간대 기준으로 다른 항공사의 취소율은 20%를 넘지 않는다. 유나이티드항공이 5%, 제트블루항공 6%, 델타항공 9%, 알래스카항공 14%, 스피릿항공은 17%를 기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비용항공사(LCC)의 선구자인 사우스웨스트가 유독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악천후가 발생한 공항의 위치, 노선 운영 문제 등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우스웨스트가 겨울 폭풍의 발생지와 가까운 덴버와 시카고에서 가장 많은 노선을 운영하는 탓에 연휴 시작 전부터 한파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설명이다.
지난 22일 밤에는 덴버공항에서 항공기들이 얼어붙는 바람에 23일 오후까지 운항이 불가능했다. 시카고 미드웨이공항에서는 제빙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밤 샌디에이고공항에 갑작스럽게 안개가 끼고, 덴버공항의 유류 판매소에서 일손 부족 문제가 발생한 것도 사우스웨스트의 운항 일정을 더 꼬이게 했다고 WSJ는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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