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7일 "국가는 소멸해도 시장은 없어지지 않는다"며 기업과 시장 중심의 '산업 시장 정책'을 펼 것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의 신년 업무보고 마무리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대통령실은 4100자가 넘는 윤 대통령의 마무리발언 전문을 공개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2023년 산업·기업 정책 방향 논의'라는 제목 아래 합동보고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가장 신경써야 하는 국내 문제는 국민 일자리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다. 정부가 재정으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은 '1+1=2'라는 공리를, 역사의 법칙을 깨는 것"이라며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지금 산업부와 중기부의 역할, 우리 산업정책이라는 것은 기업 정책"이라며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제도 마련, 인센티브 제공, 시장 조성 등을 통해 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도 "정부는 모든 분야에서 민간과 한 몸이 돼 관료주의를 버리고 기업 중심, 국민 중심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 없이는 국가안보도 없다. 저는 미 태평양함대의 항공모함과 그 위에 있는 전투기들을 보면 수만 개의 기업이 보인다"며 기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또 시장 조성을 위해 공무원에게 '국제화된 마인드'를 주문했다고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시장에는 국경이 없다. 수익이 보이는 곳으로 따라가는 것이지, 대한민국 시장과 아세안 시장, 미주 시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제화된 마인드를 가지고 머릿속에 늘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일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 우리 산업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발전"이라며 산업부와 중기부간 보다 적극적인 업무 협조도 독려했다.
스타트업 지원을 강조하며 "새로운 기술은 작은 기업, 스타트업에서 나온다"며 "새 기술은 새로운 투자와 시장을 만들어낸다. 소위 '경제는 센티멘탈(투자심리)'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그런 기대가 경기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이영 중기부 장관, 이인실 특허청장과 한국전력공사·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수력원자력 등 유관기관 사장, 대한상공또회의소·한국무역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두 장관의 업무보고에 이어 △복합위기 상황, 산업대전환으로 돌파 △스타트업 코리아, 미래를 만드는 글로벌 창업대국 등 2개 주제를 놓고 참석자 간 토론이 진행됐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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