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둔화에 당분간 암울한 실적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에 투자심리가 쪼그라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오전 10시 46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300원(2.24%) 내린 5만6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종가 기준 6만원을 내준 뒤 하락세를 지속해 이날 장중 5만6000원까지 밀렸다. 주가가 5만6000원까지 떨어진 건 지난 10월 24일(장중 5만6700원)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선 "매일매일이 지옥"이란 푸념글이 나돌고 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도 1.3% 약세를 띄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장중 7만5600원까지 떨어져 지난 26일에 이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급락한 기술주 영향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 하락했다.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일 대비 1.8% 내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날 배당락일을 맞아 매물 출회가 이뤄지는 점도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황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관련주의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목표주가를 낮춰잡고 있다. 이날 DB금융투자는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기존 12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낮췄다. 전날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내렸다.
외국인의 매물 출회도 계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1~2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5390억원)와 삼성전자(4965억원)가 각각 올랐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IT(정보기술)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며 당분간은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은 과잉 재고가 정상화될 내년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까지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분기 영업이익은 내년 3분기부터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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