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8일 17: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이 보유한 흥국화재 지분 492억원어치를 매입했다. 기존에 검토했던 유상증자가 아닌 자산 매입 형태로 흥국생명에 우회적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태광산업은 27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흥국생명이 보유한 흥국화재 주식 1270만7028주(지분율 19.50%)를 취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취득 금액은 주당 3876억원으로 매입대금은 약 492억원이다.
이번 거래로 태광산업의 흥국화재 지분율은 19.63%에서 39.13%로 높아진다. 흥국생명의 흥국화재 지분율은 59.56%에서 40.06%로 낮아진다. 흥국화재의 1대 주주와 2대주주 자리는 흥국생명과 태광산업 그대로 유지됐다.
흥국화재 주가가 저평가된 만큼 보유 지분을 확대해 지분법 이익 증가 및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지분 가치 상승을 노릴 수 있다는게 태광산업측의 입장이다.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에 직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기 어렵자 우회적으로 자금을 지원한 모습이다. 당초 태광산업은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려했지만, 트로스트자산운용 등을 비롯한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흥국생명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오너일가가 지분 약 92%를 보유한 개인회사인 만큼 주주가치 훼손 및 배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흥국생명은 태광산업이 아닌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9일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시스와 티캐스트를 대상으로 총 2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태광산업에 흥국화재 지분을 매각한 대금까지 포함하면 약 28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하게 된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1일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 행사를 연기했다가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지난달 9일 이를 번복하고 조기상환권 행사를 결정했다. 당시 모회사인 태광그룹이 자본확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이나 금산분리 원칙 등을 검토한 결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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