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주 52시간 근로제를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할 때 30인 미만은 노사가 합의할 경우 올해 말까지 적용을 유예했다. 중소기업들은 “일몰제가 끝나면 생존의 동아줄을 놓게 되고 범법자로 전락할 것”이라는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는데 빈말이 아니다. 30인 미만 사업장의 91%가 연장근로를 활용하고 있고, 그중 75.5%가 아무런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이 제도를 적용받는 사업장이 63만 곳, 근로자는 600만 명, 피부양자까지 합하면 1100만 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연장근로 문제가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크다. 충분한 유예기간을 줬고, 사람을 더 뽑으면 될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 사정을 감안하면 한가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이 제도 연장은 근로자들이 원한다. 통상임금의 1.5배인 연장수당을 받지 못하면 생계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주 52시간 도입으로 중소 조선업체 근로자 73.3%의 임금이 줄었다. 줄어든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절반 이상이 투잡을 뛰었다. ‘저녁이 있는 삶’은커녕 삶의 질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이들에게 추가연장은 생계와 직결된 ‘민생’ 문제인 것이다.
이렇게 노사 모두 바라고, 강제로 일을 시키는 것도 아닌데도 민주당은 일몰 강행을 주장하더니 다른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한낱 흥정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일을 더해 회사 어려움을 덜고, 근로자는 돈을 더 벌겠다는데 무슨 권리로 ‘근로의 자유’를 막고 있나. 그래 놓고 민생, 노동 약자, 중소기업을 위한 정당이라고 외치니 이런 이율배반이 어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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